작가 오지은의 신작 ‘우리는 왜 상실을 사랑할까’가 독특한 그림체와 감상적인 제목으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작품은 화려한 촛대, 입맛을 자극하는 케이크, 와인이나 샴페인으로 추정되는 술병 등으로 구성된 파티장면을 그려낸 것이다. 그러나 흥행을 약속하는 장면임에도 불구하고 촛불은 꺼져있고, 케이크는 잘려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다. 이러한 섬뜩한 모습은 파티의 화려함을 넘어 어딘가 쓸쓸하고 상실감이 느껴지는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리는 왜 상실을 사랑할까’는 가로 72cm, 세로 91cm의 크기로, 오지은 작가의 특유의 정물화 스타일로 그려져 있다. 장면 속 물건들은 평범한 파티에서 볼 법한 것들이지만, 그들이 형성하는 분위기는 상실감을 상징한다. 불이 꺼진 촛대, 장식 없는 케이크 등은 모두 상실의 느낌을 강조하며, 그림의 구도와 색감 역시 작가의 의도를 선명하게 전달한다.

오지은 작가는 그녀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물건들에 감정과 감성을 주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녀의 작품은 물건들이 가지는 특성을 통해 상실과 사라짐을 표현하는데, 붙인 촛불이 시간이 지나며 사라지는 것, 술병과 잔이 점점 비어가는 것 등이 그 예시이다. 작가는 그림을 그릴 때 물체와 물체 사이의 관계, 흐름, 분위기에 집중한다고 밝히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림에 담긴 물체들 자체보다는 그 안에 담긴 기억과 감정을 그림에 담아내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작가의 이러한 접근법은 일반적인 정물화와는 차별화된다. 일반적인 정물화는 일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물건들을 그대로 그리는 경향이 있지만, 오지은 작가의 작품은 그런 경향을 벗어나, 의도적인 배치나 구도보다는 자연스럽게 형성된 장면을 그려내려 한다. 그 결과, 그림에 담긴 물체들은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감정적인 연상을 유발하는데 효과적이다.

‘우리는 왜 상실을 사랑할까’는 작가의 개인적인 경험과 감정을 통해 보편적이면서도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작품에 담긴 물건들은 각각의 관람객에게 다른 감정과 해석을 불러일으키며, 그림 속의 섬뜩한 느낌은 차가움과 뜨거움이 공존하는 독특한 정물화의 아름다움을 드러낸다.